첫 포스팅으로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오노팬에게 역시 기념비적이고 역사적인 첫 주연 드라마 「魔王」과 그 주제가, 아라시의 통상 23번째 싱글곡 「Truth」에 대해 고찰해 보는 글을 쓰려고 한다.
2008년 한 해는 오노사토시 팬 인생에 있어 가장 최고점을 찍은 해가 아닐까. 정작 본인은 2008년을 "위험했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바빴던 해였어. 완전, 그 날 그 날을 클리어 하는 것 밖에 생각할 수 없었네. 특히「魔王」(TBS계)을 하고 있을 때는, 상당히 긴장했었으니까 말야"라고 쓰게 추억하고 있지만 말이다. 연초부터 연극「アマツカゼ~天つ風~ プシリズ Episode I ~아마츠카제~하늘에 부는 바람~푸시리즈 Episode I~」의 주연·단장으로서 이제 끝난 줄 만 알았던 연출가 키다 츠요시와의 인연이 계속 되고 있었다. 그리고 한 달 뒤 쯤, 개인전「Freesytle」로 지난 10년간 자신이 만들어 왔던 세계를 보여주며 우리들을 덜컥 놀라게 하더니, 여름 즈음엔 데뷔 9년차에 들어서 최초로 연속드라마의 주연을 맡게 된다. 불과 1년 전 까지만 해도 드라마,영화,버라이어티,CM. 심지어 뉴스캐스터로서도 활약을 하고 있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개인 활동이라고는 1~2년 간격으로 무대위에 오르는 연극 정도 밖에 없던 오노 사토시가 이제 감추고 있던 “발톱”. 솜씨있는 매의, 그 “발톱”을 지금, 내놓을 때가 된 것이다.
김지우 작가의 복수 시리즈 두 번째 편,「마왕」(KBS2 2007년 3월 21일 ~ 2007년 05월 24일 방영)은 기록할만한 수치를 가진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복수 시리즈의 전편이 그러했듯이 마니아층의 탄탄한 지지와 연기자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인상적인 드라마였다. 웬만한 소설 이상으로 치밀하리만큼 드라마 곳곳에 깔려있는 복선과 반전은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종영 된지 1년 이상이 되었어도 국내엔 여전히 적지않은 수의 '마왕족'이 존재했고 오노 사토시가 일본판 리메이크의 주연을 맏았다고 했을 때 사실 나는 기쁜 마음 보다 걱정하는 마음이 앞섰다. 오노 사토시의 연기력이 미덥지 못하다거나 하는 이유는 아니었다. 다만 원작이 워낙 훌륭했고 오승하役을 맡았던 주지훈과의 비교는 피할수 없는 숙명이기 때문에 조금은 불안한 마음을 가진 채 드라마의 방영일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2008년 7월 4일 드디어「魔王」(TBS 2008년 7월 4일 ~ 2008년 9월 12일 방영)의 방영이 시작되었다. 극의 중후반이 되서야 악인의 모습을 드러내는 원작의 오승하와 달리 리메이크작의 나루세 료는 첫 화 부터 무섭게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한다. 원작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수준의 연출력, 화면 구성,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정신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전개. 원작 팬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10년 이상 연극에서 연기력을 다져온 오노 사토시와 어리지만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쌓고 있는 이쿠타 토마. 그리고 게키단 히토리, 오시나리 슈고, 이시자카 코지 등 연기력은 이미 검증 받은 명품 연기자들이 만들어낸「魔王」에서는 원작과는 또 다른 극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첫방송에는 14.0%라는 꽤나 순조로운 시청률을 기록했고 평균 시청률 11.44%로 기분 좋은 막을 내린다.
데뷔 9년차, 10년이상 꾸준히 해 온 연극과 특집극 몇 회, 영화 3편. 그렇지만 그의 연기를 실제로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집극 몇 편과 아라시 멤버 전체와 같이 출연한 영화 몇 편으로는 그의 연기력이 뛰어나다거나 훌륭하다거나 하는 말을 함부로 할 수는 없었다. 다만 들려오는 이야기나 팬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몇 분짜리 연극 녹화 영상을 보며 그의 연기는 대단하구나, 얼핏 느꼈던 것 뿐이다. 하지만 그런 오노 사토시의 진가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갭Gap이 대단한 남자라고들 한다. 버라이어티에서 보이는 그의 얼굴은 마음이 편할 만큼 좋은 얼굴이다. 긴장이 풀린 만큼 멋있다라는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무대 위 (콘서트 무대든지, 연극 무대든지.)에선 180도 달라진다. 날이 서있고 기합이 들어가있다. 날렵하고 유려하게 움직이는 그의 몸을 보면 버라이어티에서 보이는 편암함은 찾아 보기 힘들다. 드라마 안에서 선인과 악인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나루세 료의 슬픔을 처절하리 만큼 사실스럽게 소화한 것에 이런 '갭'이 도움을 주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드라마의 마지막회 쯤에는 그가 오노 사토시라기보다는 '나루세 료'(마나카 토모오)그 자체로 느껴졌다. 그가 단순히 극중의 나루세 료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나루세 료 그 자체가 된것은 절대 아니다. 그 나름대로 나루세 료가 되기위해 끝없는 고민과 타협해나갔을 것이다. 그는 연기를 함에 있어 진심으로 임한다.
칸쟈니8의 멤버 마루야마 류헤이가 드라마 촬영 당시 역할 만들기로 고민하고 있을 무렵 술자리를 함께한 오노 사토시. 그가 마루야마가 연기에 임하는 태도에 대해 "너, 역할 만들기로 고민하고 있는거면 이런데서 술이나 마시는거 아니야."라고 설교를 한건 이미 설교 당한 본인의 증언으로 유명한 일화다.
그는 연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연기가 싫다거나 연기를 못하기 때문이라는 핑계가 아니다. 오히려 연기자에 비해 자신은 부족하다며 겸손한 말을 한다. 연기를 서랍에 비교하자면 안 쪽에 있는 서랍. 꽤, 무거운 느낌의. 아, 드디어 왔구나, 열지 않으면 안되는 때가 와버렸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조심 조심 여는것이라 웃으며 말하는 사람.
"솔직히, 완전히 납득이 간 장면은, 아직 굉장히 적어요."(마왕 촬영 당시)
자기의 연기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하다. 꾸며진 겸손이라기 보다는 단지 섬세하고 세심한 사람이다. 이왕 한 일은 자기가 만족할 때까지 해낸다. '적당히'라는 말은 모르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래서인지 연기를 하고 싶어지지 않는 다는 그의 말이 머리로나마 이해가 되는 듯 하다. 그는 힘들때 마다 더욱 자신을 옭아맨다. 꽤나 스토익하다. 그는 그렇게 나루세 료가 되었다.
그리고 오노 사토시는 이 드라마로 노래,춤,연기 모두 가능한 탤런트라는 타이틀을 직접 증명해주었다.
3개월-아니, 그 이상의 시간을 나루세 료로 살아온 오노 사토시는 나루세 료를 떠나 보낸 날, 집에 돌아가서 캔맥주를 마시는데 눈물이 뚝뚝 흘러 나왔다고 고백했다.
방에서 혼자 통곡하면서, 나 뭐하는 거지- 라며.
이제 노래의 이야기를 해보려고한다. 데뷔 초 화제가 되어 데뷔 싱글의 초동이 50만장을 넘긴 이후로 아라시의 앨범 판매량은 꾸준히 떨어졌다. 아라시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겪던 2002~2004년 사이에는 앨범/싱글의 초동이 10만장도 되지 않는 시기도 있었다. (이 때의 이야기는 언젠가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
Truth 발매 1년 전인 2007년, 그룹 최초의 돔 공연과 도쿄돔에서 최초의 단독공연을 개최했다. 데뷔 8년만의 영광의 무대였다. Happiness!(2007년 9월 5일 발매. 초동 192,196장 총 289,220장)로 9월 월간 싱글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이뤄낸 월간 1위 였다. 그리고 Love so sweet(2007년 2월 21일 초동 204,493장 총 455,046장)가 오리콘 연간 싱글 랭킹에서 4위로 랭크되어 처음으로 연간 톱10 순위권 내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1년 뒤인 2008년 역시 아라시 전체의 활동은 특히 두드러졌다. 5대 돔 투어는 SMAP, Kinki Kids이래 최초. 지난 9년간 큰 인기몰이 없이 서서히 팬층을 늘려가던 아라시가 드디어 '폭풍우(嵐)'을 일으키려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사실 그 당시의 아라시는 강력한 한방이 부족했다. 그리고 그 때 발매 된 싱글이 바로 Truth / 風の向こうへ 바람의 저편에. (2008년 8월 20일 발매, 초동 467.288장, 총 652,971장.)
오리콘 싱글 차트 연간 1위를 차지한 Truth / 風の向こうへ는 그 해 발매한 One Love(2008년 6월 25일 발매. 초동 313,976장, 총 556,863장), Beautiful days(2008년 11월 5일 발매. 초동 351,860장, 총 467,550장) Step and Go(2008년 2월20일 발매. 초동 324,223장, 총 374,740장)와 함께 1위・2위・10위・12위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리고 특히 한 그룹 연속1・2위의 기록은 오리콘 싱글 19년 만의 기록이었다.일본 음악 사상 5번째의 쾌거였다.
아라시의 팬으로서 수치에 본격적으로 신경을 쓰게 된 것도 이 쯤이 아닐까 한다.
숫자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하도록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노래만의 이야기다. 처음에 이 드라마에 아라시 노래가 타이업 된다고 해서 어느정도 걱정하는 심정을 가지고 있던건 사실이다. 보통의 트렌디 드라마도 아니고 끝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처절한 복수극의 노래를 아라시가 잘 소화해 낼 수 있을까, 걱정과 달리 여태까지 보여줬던 아라시 음악 노선과 전혀 다른 음악을 보여줬다. 드라마 전체의 세계관과 함께 하는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가사는 여태껏 아라시의 음악에서 찾아 볼 수없던 것 신선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살짝 보여준 어둠과는 차원이 달랐다. 본격적으로 어두운 색의 곡이였다. 드라마 내용과 이어지는 가사와 전체적으로 어딘가 불안한 분위기. 현악기가 중심이 되어 울리는 전주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정하다. 그것은 불안한 심장 처럼 빠르게 뛰기도 하고 곡 전체를 극적인 분위기로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리듬이 된다. 그리고 부드러우면서 강한 오노의 보컬을 중심으로 멤버의 목소리가 퍼져나간다. (오노 사토시가 가假완성 상태일때의 곡을 듣고 자신의 목소리의 비중이 너무 많다며 멤버들의 분량을 더 높여 달라고 했던 후일담이 있다.)
全て奪われたこの世の果てに こぼれそうな涙の色. 悲しみ.
모두 빼앗긴 이 세상의 끝에서 흘러내릴듯한 눈물의 색. 슬픔.
사랑하는 동생과 어머니를 모두 빼앗겨 버려 세상의 끝으로 내던져진 '마나카 토모오'의 눈물.
届かない (零れ落ちた涙の跡) 声に残る (隠しきれぬ二つの顔) 愛はそっと吹き抜ける風のように
전해지지 않는 (넘쳐 흐른 눈물자국) 목소리에 남는 (더는 감출 수 없는 두 얼굴의 모습)사랑은 살며시 불어 지나가 바람처럼
전해지지 않는 목소리에 남았던 사랑은 살며시 바람 처럼 떠난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마나카 토모오의 마음은 결국 전해 질 수 없다. 그는 사랑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래야만 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더는 감출 수 없는 두 얼굴은 아마도 끝을 예고 하고 있는 것이리라.
例え最後の羽根を開いても 定めは変えられず
가령 마지막 날개짓을 해봐도 운명은 변하지 않은 채
'운명'이라는 끈은 마나카 토모오와 세리자와 나오토를 이미 묶어 놓았을 지도 모른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차피 그들은 같은 운명이었던 것일지도.
I take your life forever You take my life
노래의 전반적으로 흐르던 후렴구 "I take your life forever, You take my life" 나는 영원히 너의 삶을 앗아간다. 너는 나의 삶을 앗아간다.
결국 비극적인 마나카 토모오와 세리자와 나오토의 죽음을 암시하는 가사였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Truth의 발매 이후로 아라시의 음악 노선이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비슷한 분위기의 時計じかけのアンブレラ나 Monster. (공고롭게도 모두 오노 사토시의 주연 드라마 곡이다.) 격렬한 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Believe 역시 Truth 이후의 곡이다.
오노의 비중이 높던 보컬라인도 Truth 발매 이후로는 한층 깔끔해진 느낌이다. 오노의 목소리에 의지해 이어가던 아라시의 곡들이었지만 요즘엔 상당히 안정된 5명의 보컬이 노래 전체를 지지하고 있다.
아라시에게 있어 Truth는 새로운 전환점이 된 노래다. 드라마「魔王」역시 오노 사토시의 예능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앞으로는 또 어떤 노래가, 어떤 작품이 새로운 아라시, 새로운 오노 사토시로의 변화로 이어질까. 데뷔 12년차의 그들이지만 여전히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는 그들의 또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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